Windows 7 을 설치했다. 버전은 Enterprise K 64bit. 돈주고 사야했다면 감히 엄두도 못냈을 가격이지만, 학교에서 학교 구성원들에게 라이센스를 무상 제공해주기 때문에 다행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럴땐 우리 학교가 참 좋다.

7을 설치하기 전엔 그저 비스타 돌리는 만큼만 돌아가주길 바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비스타보다 모든게 더 빠르다. 부팅시간도 현저하게 줄어들어서 켜놓고 화장실에서 칫솔에 치약 묻혀 나오는 사이에 부팅이 다 되어 있었다. 놀랍다.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더 빨라진 걸 경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몸으로 느끼는 안정성도 훨씬 좋다. 안정성 때문에 윈도우를 버리고 리눅스를 택하겠다는 말은 이젠 유효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은 윈도우즈를 많이 욕하면서 OSX을 찬양하곤 하지만 난 그런 의견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다종다양한 마더보드에 꽂히는 온갖 하드웨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제는 아직 윈도우즈 밖에 없다. 해킨토시를 설치해보면 이 말을 절감한다. 물론 윈도우즈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탓이 크긴 하다. 하지만 그 독점탓에 윈도우즈는 해커들의 수많은 공격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윈도우즈 업데이트라는 시스템으로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리눅스같은 운영체제에서 업데이트를 하나하나 다운로드하고 설치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동 보안 업데이트에 감동하게 된다. 이런 점만 생각해봐도 윈도우즈를 쉽게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난 최신의 운영체제가 MS-DOS 3 일 때, 간단한 게임은 GW-BASIC으로 직접 만들어 하던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해왔다. 그리고 윈도우즈는 한글판이 정식유통되던 3.1부터 개인용에서 서버용까지 모든 버전을 써봤다. 윈도우즈를 한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난 이 아이의 성장을 초창기부터 지켜본 셈이다. 그 좌충우돌 천방지축 꼬마가 이젠 관록이 붙은 30대가 되어 내게 나타난 느낌이랄까? 왠지 짠한 마음도 든다.

'꾸밈없는 꾸밈'에서는 남자의 옷입기, 멋내기를 다루는 글을 씁니다. 저는 패션피플도 아니고 옷에 제 인생을 건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옷과 옷입기를 생각하고 연구하기를 즐겨하는 사람입니다. 생각이 많아지다보니, 손과 입이 근질거리더군요. 그래서 여기에 제가 생각하는 옷, 옷입기를 글로 풀어내 보려고 합니다.

'꾸밈없는 꾸밈'은 제가 생각하는 멋쟁이의 이상입니다. 세상에 꾸미는 사람은 정말 많고, 꾸밈없는 사람도 적잖이 있으나 꾸밈없이 꾸미는 사람은 참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꾸밈없이 꾸미려면, 첫째로 제 자신을 잘 알고, 둘째로 멋을 잘 알아야 하겠지요. 저는 바로 이 두가지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쓸 것입니다.

이 곳에서는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아무도 쓰지 않은 소재로 글을 쓰려 합니다. 너무 사변적이지도 않으면서 경박하지도 않은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다른 언어로 쓰여진 글들도 필요하다면 번역하고 싶습니다.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잘 해보려 합니다.

적이 무엇을 가장 무서워 하는지를 알고 싶으면

무엇으로 당신에게 겁주는가를 살펴보라.

에릭 호퍼 (1902 ~ 1983)